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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신화

그리스신화 - 케이론, 케이론 소개, 케이론과 펠레우스(Peleus), 죽음

by 탐구하는 비케이 2023. 5. 8.

아킬레우스를 교육하는 케이론, Jean-Baptiste Regnault, 1782

케이론 소개

케이론 또는 키론(그리스어: Χείρων, 라틴어: Chiron)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비스트맨, 반인반마(半人半馬)의 종족인 켄타우로스 중의 하나로 다른 켄타우로스와 달리 매우 현명하고 뛰어난 학자이자 박학다식한 현자였다. 그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수많은 영웅들을 가르친 스승으로 주로 묘사된다. 케이론은 그 성품이 온화하고 정의를 존중하며 매우 공정한 성격이었다고 한다. 그는 죽은 사람도 부활시킬 정도로 의술에도 뛰어나고 훌륭한 예언가였으며 음악, 사냥 등에도 뛰어나 신들은 자신의 자식들이 태어나면 케이론에게 그 교육을 맡겼다. 이 때문에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여러 영웅들이 그의 제자가 되었다. 그의 제자들 중 유명한 영웅들은 다음과 같다. 아스클레피오스, 아리스타이오스, 아이아스 1세, 아이네이아스, 악타이온, 카이네우스, 아킬레우스, 이아손, 펠레우스, 텔라몬, 헤라클레스, 오일레우스 등이다. 일설에는 디오니소스도 그의 제자였다고 하며, 아테네의 왕 테세우스만이 유일하게 케이론의 교육을 받지 않았다.

케이론과 펠레우스(Peleus)

케이론과 펠레우스(Peleus)의 우정은 유명하다. 펠레우스는 아이기나 섬의 영주 아이아코스의 쌍둥이 아들로 태어났다. 어느 날 그는 원반던지기 연습을 하다가 실수로 이복동생인 포코스를 죽이고 말았다. 이 사건으로 펠레우스는 자신의 쌍둥이 형제인 텔라몬과 함께 자신의 고국에서 추방당했다. 텔라몬은 아이기나 섬(Aigina) 근처에 있는 사라미스 섬으로 갔다. 그곳의 왕 키크레우스는 텔라몬을 총애하여 자신의 딸 글라우케와 결혼시켰다. 나중에는 사위에게 왕위를 물려주었다. 한편 펠레우스는 고향에서 멀리 떨어진 데살리아까지 갔다. 그곳에서 프티아의 왕 에우리티온에게 살인죄를 씻고 그의 딸 안티고네와 결혼했다. 에우리티온은 사위인 펠레우스에게 영토의 3분의 1을 주어 다스리게 했다.
이 무렵 칼리돈(Calydon) 땅에서 큰 소동이 일어났다. 칼리돈의 왕 오이네우스(Oeneus)는 신들에게 수확에 대한 제사를 지냈는데, 실수로 아르테미스에 대한 제사를 빠트렸다. 화가 난 아르테미스는 황소만한 거대한 몸집의 멧돼지를 칼리돈에 보내 난동을 부리게 했다.멧돼지를 퇴치하기 위해 그리스 전역에서 많은 영웅들이 모여들었다. 토벌대에는 이아손과 카스토르, 풀룩스, 테세우스, 페이리토오스 등 명성 높은 영웅들도 참여했다.에우리티온도 사위인 펠레우스를 동반하고 멧돼지 토벌대에 합류했다. 그런데 한창 멧돼지 사냥을 하던 중 펠레우스가 잘못 던진 창에 맞아 에우리티온이 죽고 말았다. 장인을 숨지게 한 펠리우스는 차마 프티아로 돌아가지 못하고 이올코스 왕 아카스토스(Akastos)의 궁으로 갔다. 아카스토스는 펠레우스를 환대하고 그의 죄를 씻어주었다.이 무렵 이올코스에서는 이아손의 숙부인 펠리아스의 추도 경기가 열리고 있었다. 펠레우스는 레슬링 경기에 참전하여 뛰어난 기량을 선보였으나 아깝게 패하고 말았다. 그의 시합을 지켜본 아카스토스의 아내인 아스티다메이아는 펠레우스에게 연정을 품었다. 그녀는 은밀하게 펠레우스에게 접근했다. 하지만 펠레우스는 그녀의 유혹을 단호하게 물리쳤다. 이에 수치심을 느낀 아스티다메이아는 남편에게 “펠레우스에게 겁탈당할 뻔 했다”며 모함했다. 아카스토스는 격노했다. 하지만 당시 사회에서 자신의 손님을 죽이는 것은 어떤 상황에서도 금기였다. 그는 계책을 꾸며 펠레우스에게 사냥을 가자고 권했다. 그들이 사냥을 간 곳은 난폭한 켄타우로스들이 출몰하여 사람의 목숨을 해치는 위험지역이었다. 그들은 숲을 누비며 사냥에 열중했고, 수확물도 충분히 얻었다. 간단하게 식사를 마친 후 휴식을 취하던 펠레우스는 그만 잠이 들고 말았다. 아카스토스는 펠레우스 몰래 그의 칼을 숨기고, 그를 버려둔 채 산에서 내려왔다. 잠에서 깬 펠레우스는 놀라서 자신의 칼을 찾고 있을 때, 한 무리의 켄타우로스가 그를 습격했다. 꼼짝없이 목숨을 잃게 될 위기에서 나타나 그를 구해준 것이 케이론이었다. 펠레우스는 생명을 구해준 인연으로 케이론과 우정을 쌓았다. 케이론은 펠레우스의 생명을 구해주었을 뿐만 아니라 바다의 여신 테티스(Thetis)와 결혼하도록 도와주기도 했다.

테티스는 ‘바다의 노인’이라 불리는 바다의 신 네레우스(Nereus)의 딸이다. 그녀의 아름다움은 여신들 중에서도 탁월했다. 제우스와 포세이돈은 서로 테티스를 차지하기 위해 다투었다. 그녀의 아름다움에 마음을 빼앗긴 것은 비단 이들 뿐만이 아니었다. 비록 제우스와 포세이돈의 다툼에 끼어들지 않았지만, 올림포스의 남신들은 모두 그녀에 대한 욕망을 품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의 욕망은 하루아침에 모두 물거품이 되어 버렸다. 프로메테우스가 “테티스에게서 태어난 아기는 아버지를 능가하는 자가 될 것”이라고 예언하자, 이를 두려워한 신들은 테티스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제우스는 테티스를 펠레우스와 짝지어주기로 했다. 하지만 테티스는 인간의 아내가 되고 싶지 않아서 물로 모습을 바꾸고 바닷속으로 숨어버렸다. 케이론은 펠레우스에게 “테티스가 육지에서 올라오면 힘껏 붙잡은 다음 무슨 일이 있어도 놓아서는 안 된다”고 비책을 알려주었다. 펠레우스는 테티스가 해변에서 쉬고 있을 때, 그녀를 꽉 붙잡았다. 테티스는 불꽃이나 괴물, 맹수, 거대한 뱀 등으로 모습을 바꿔가며 저항했지만, 펠레우스는 사력을 다하여 버티었다. 기진맥진한 테티스는 결국 펠레우스의 아내가 될 것을 승낙했다. 훗날 펠레우스와 테티스 사이에서 불멸의 영웅 아킬레우스가 태어났고, 케이론은 아킬레우스를 맡아 양육하며 가르쳤다.

죽음

케이론 외에도 켄타우로스와 혈통이 다른 존재로 폴로스(Pholus)가 있다. 그는 디오니소스의 스승인 실레노스와 물푸레 나무의 요정 메리아스 사이에서 태어났다. 포도주의 신 디오니소스와는 의형제이기도 했다. 폴로스는 올림포스의 성역인 폴로에(Pholoe) 산의 동굴에 살았다. 어느 날 그곳을 지나던 헤라클레스가 찾아왔다. 그는 헤라클레스에게 정성껏 식사를 대접했다. 기분이 좋아진 헤라클레스는 폴로스에게 항아리에 담긴 포도주도 먹자고 제안했다. 폴로스는 그것은 켄타우로스들의 공동소유라고 망설였으나, 결국 항아리를 열었다. 그들이 술잔을 주고받으며 한껏 흥이 오를 무렵에, 술 냄새를 맡고 흥분한 켄타우로스들이 들이닥쳤다. 그들은 헤라클레스와 폴로스를 공격했다. 화가 난 헤라클레스는 화살에 히드라의 독을 발라 그들을 공격했다. 독화살을 맞은 켄타우로스들은 외마디 비명을 지르며 쓰러져 즉사했다. 그 모습에 겁을 집어먹은 켄타우로스들은 뿔뿔이 흩어져 도망쳤다. 헤라클레스는 그들을 추격했다. 켄타우로스들은 현자 케이론의 거처로 도망쳤으나, 쫓아온 헤라클레스의 화살에 모두 목숨을 잃었다. 그 와중에 헤라클레스의 스승인 케이론도 실수로 제자의 화살에 무릎을 맞았다. 그러나 히드라의 맹독도 불사의 몸인 케이론을 죽음에 이르 게 하지 못했다. 하지만 오장육부를 찢는 끔찍한 고통만은 피할 수 없었다. 케이론은 견딜 수 없는 고통에서 해방되기 위해 제우스에게 제발 죽을 수 있게 해달라고 빌었다. 제우스는 그의 청을 받아들여 편안한 죽음을 맞이하게 해주었다.

옛날부터 그를 존경하고 중용한 제우스는 케이론의 죽음을 듣자 크게 슬퍼하고 오열하며 그의 죽음을 안타깝게 여겨 그를 하늘의 별자리로 만들었는데, 이때 케이론은 활을 들고 화살을 쏘려는 궁수 모습의 별자리로 변신했다. 이것이 궁수자리라고 한다. 혹은 아르고 호의 모험을 떠나는 제자들을 걱정하여 제우스에게 간청하여 스스로 궁수자리가 되어 제자들을 인도했다고 한다. 그런데 훨씬 뒷세대의 인물인 아킬레우스조차 그의 제자였던 것을 보면 역시 신화에서는 시간대가 무의미한 듯 싶다. 정황상 추측해 보면 헤라클레스가 활동하던 시기에 아킬레우스가 케이론의 제자로 들어온 것으로 보인다. 아킬레우스가 제자로 들어오려면 에뤼만토스 산의 멧돼지 퇴치 이후가 아니라 마지막 과업인 케르베로스 진압 전에 사망했어야 자연스럽다. 한편, 폴로스는 덩치 큰 켄타우로스들이 작은 화살에 맞고 쓰러지자 놀라워했다. 그는 호기심에 시체에서 화살을 뽑아 살펴보다가 실수로 화살촉에 손이 찔려 그 자리에서 죽고 말았다. 켄타우로스를 모두 해치운 헤라클레스는 폴로스가 숨져있는 것을 발견하고, 양지바른 곳에 묻어준 뒤 길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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